3대 인터넷 은행중 하나인 토스뱅크가 파산설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고, 자산의 대부분이 국채와 금융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미국의 SVB사태가 국내에서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여기에 최근 3.5%먼저 이자받는 예금을 출시하면서 "내부에 돈이 얼마나 없으면 이렇게 돈을 끌어모으는 거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은행업계가 불안정한 이 시점에 괜한 상품 하나 출시 소문이 소문을 만드는 거 같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표가 직접 나서 해명을 했습니다.우리는 SVB와는 다르고, 뱅크런 가능성도 없다면서 말이죠. 뭐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발생해서 이런 소문이 났겠지만 핵심은 주말 동안 발표한 선이자 지급방식의 출시입니다.
선이자 예금상품
"먼이받"이라고 불리는 이 상품은 세전으로 연3.5%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100만 원부터 10억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3개월 6개월 단위로 가능한 예금상품입니다.
기존의 상품과는 다르게,돈을 맡신 순간 이자를 즉시 제공합니다. 선이자를 떼고 대출해 주는 건 봤는데, 선이자를 주고 예금을 해주는 건 또 처음이네요. 1억 원 / 6개월 상품의 경우 176만 원을 먼저 지급합니다. 당연히 지급받은 이자는 언제든 출금이 가능하고요.
중도해지하면 먼저 받은 이자를 원금에서 해지하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당연히 세금까지 포함해서 처리되고요. 개인적으로 좋은 상품이라고 봅니다. 176만 원을 재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죠.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지 않다는 점도 좋아 보입니다. 상품 자체는 나쁠 게 없습니다.
토스뱅크의 문제는?
다만 이 상품이 출시된 시기가 하필 SVB 파산한 시기와 맞물립니다. SVB 뱅크런의 주요 이유가 자산 대부분이 장기 국채로 이루어졌고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수익률이 낮아진 것입니다. 토스뱅크 역시 자산의 대부분이 국채와 금융채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두 흥행의 비교하는 주요 수단이 된 것인데요.
사실 토스뱅크의 경우 자산 중에서 유가증권이 64%의 비중으로 가장 높습니다. 고객대출 25%, 현금과 예치금은 7.8% 수준입니다. 유가증권도 30년 초장기 국채였던 SVB와는 다르게 고유동성을 가지는 3년물의 국채 + 금융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예 비교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당연히 토스뱅크 측에서는 "우리는 문제없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단기 국채와 금융채는 유동성이 높기 때문에 엄청난 금리 상승이 동반되지 않으면 큰 손실을 볼 일이 없다는 것!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갑자기 토스 앱을 켜고 예금을 인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오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인터넷 은행의 예금잔액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같은 초대형 은행들과는 다르게 토스뱅크나 카카오뱅크 같은 은행들의 예금 평균 잔액은 고객당 200만 원대 수준입니다. 예금자보호 진행되는 5,000만 원 이내에서 모두 보호받을 수 있다는 얘기죠.
SVB의 경우 주요 고객들의 스타트업들이었고, 투자받은 금액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미국의 예금자보호한도가 아무리 250,000달러로 높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고객이 이를 넘어선 예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금리상승으로 인한 자산가격 하락이 더 큰 문제로 다가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실제 뱅크런이 일어나더라도, 평균 200만 원의 예금이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당연히 5,000만 원 이상 넣은 사람들은 불안하긴 하겠지만, SVB처럼 대규모 뱅크런 사태가 발생할 거 같지는 않네요.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단기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니 재빨리 현금화해서 상황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토스뱅크의 유동성과 단기손익
3개 인터넷 은행이 있는데 휴독 토스뱅크만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유동성과 단기손익 면에서 다른 은행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순이익으로 돌아선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와 다르게, 토스뱅크는 여전히 1,700억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적자상황에서 먼저 이자는 예금을 통해 자산규모를 키우려는 것이 회사의 안정성이 불안해서가 아니냐?라는 의문을 만들기에 충분하죠.
사실 토스뱅크의 1,700억 규모의 당기손실은 사업확장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우려할 점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한 당기손실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이런 지적의 근간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3월 16일 제3가 배정 유상증사를 실시하여 기존 투자자였던 한국투자캐피털, 이랜드월드, 한화투자증권, 하나은행 등에게 신주를 배정했습니다. 안 그래도 상황이 안 좋다고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시점에 유상증사를 한다.? 여러 가지가 묶이면서 토스뱅크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결론은?
개인적으로 큰 문제가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리 없다는 옛말도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왜 하필 지금 시점에 그딴 상품을 내놓아서 루머를 만드나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 뱅크런이 시작돼서 예금잔액이 급격히 줄어들면, 정부에서 적극 나서서 전화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인터넷은행 2위인 토스뱅크가 뱅크런으로 파산한다면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테니까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같은 기반이 안정하지 않은 은행들은 물론이요, 저축은행이나 중소형 보험사들까지 여파가 크게 미칠 겁니다.
금융시장은 촘촘하게 연결된 그물 같습니다. 한 곳이 망한다고 그곳만 문제가 되는 것 아니죠. 케이스는 다르지만 리먼브라더스와 서브프라임 때는 생각해 봅시다. 금융시장의 충격은 파동을 타고 전 세계로 흘러갑니다. 아무리 국내의 자산이 수십조밖에 안 되는 작은 인터넷은행이라도 파산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겠죠.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건 아니지만, 5,000만 원 이상의 예금이 있다면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 이하라면 그냥 가지고 있는 게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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