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미반환시 소유권이전

보증금 미반환시 소유권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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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만 유일하게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전세제도가 볼리비아와 인도에서 시행 중인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두 나라의 제도가 우리나라의 그것보다 훨씬 진보적인 것으로 밝혔졌는데요. 이 나라의 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면 임차인 보호 측면에서 매우 획기적인 전세제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2년 ~ 3년 기간 동안 정해진 목돈을 지불하고,매월 차임은 지불하지 않습니다. 계약이 만료되면 임대인인 이자 없이 임차인에게 원금을 돌려주고 임차인은 집을 비워주는 형태입니다. 첫 번째 임대 기간이 만료되면 다시 2년 ~ 3년을 연장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의 제도와 비슷하죠? 거의 동일한 수준입니다.가장 큰 차이는 임대 기간이 만료된 이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 문제가 되는 것처럼,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임차권등기명령 등을 통해 경매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후 배당을 받거나 혹은 직접 집을 인수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죠.

 

그러나, 인도의 경우는 임대인이 계약 만료 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집은 임차인에게도 양도됩니다. 이런 제도를 거비 girvi 혹은 보기 bogey라고 부릅니다. 인도의 전역에서 나타나는 형태는 아니고 벵갈루루라는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제도입니다.

 

볼리비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남미 내륙 지방에 위치한 이 나라도 전세제도가 있습니다. 안티크레티 코하고 불리며 남미 특성상 스페인발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볼리비아의 안티크레티고는 우리나라의 전세제도와 거의 유사합니다. 집주인은 전세금을 받아 세입자에게 집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내줍니다. 기간도 통상 2년으로 정해져 있고, 월세도 없고 원금에 대한 이자를 내지도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세계약 자체가 공적장부에 기록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부동산등기사항 전부증명서에 전세금을 얼마를 냈고, 언제까지이다가 기록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안티크레티코를 설정하는 데는 전세보증금의 0.4%를 등록비로 내야 해서 부담이 크다고 하네요. 5,000만 원짜리 전셋집을 구하려면 20만 원가량을 지불해야 하는데, 볼리비아의 1인당 국민총소득 수준으로 봤을 때 만만치 않은 금액일 듯합니다.(2022년 기준 3,360달러, 대한민국 2,661달러, 9.72배)

 

이렇게 공적장부에 기재되는 방식은 매우 안전한 거래형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세권 설정과 매우 비슷하죠. 계약 시에 기존 저당이 반드시 없어야 하는 것은 좀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 은행 저당이 있어도 전세 계약이 가능하지만, 볼리비아는 이를 애초에 금하고 있죠.

 

때문에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선순위채권이 존재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볼리비아는 무조건 전세권자가 1순위가 됩니다.(애초에 선순위 저당이 있으면 계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만약 만기가 되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자동으로 주택의 소유권이 전세입자에게 이전되는 제도도 있습니다. 만기가 돼서 보증금을 안 돌려준다? 경매고 뭐고 없이 자동으로 소유권이 넘어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방식이 불가능하죠. 은행이라도 대출금을 안 갚으면 집의 소유권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저당 잡힌 집을 팔아서(경매) 채권을 회수해 오도록 되어 있고요. 당연히 전세권자도 안됩니다. 자동적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제도가 국내의 전세사기 문제를 없앨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몇 가지 조정은 하겠지만요.

 

1. 선순위 저당이 있으면 전세 계약 불가
2. 전세권은 자동으로 등기부등본에 기록됨
3. 계약만료시 전세금 반환이 안되면 소유권 자동 이전

급진적인 정책이기는 하겠지만, 전문가들이 머리를 맛대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네요. 작금의 전세사기 + 보증금 미반환 + 갭투자 + 집값 하락 등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어줄 만한 내용이면 좋겠습니다.

 

볼리비아 / 인도의 전세제도 관련 내용은 아래 논문을 참고했습니다.

 

• 전세의 역사와 한국과 볼리비아의 전세제도 비교분석 - 김진유(2015년 6월, 국토연구 제85권)
• https://library.krihs.re.kr/dl_image/IMG/03/000000011150/SERVICE/000000011150_01.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