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성대는 1기 신도시, 용적률 500%가 뭐길래
1기 신도시 노후 단지들의 눈이 번쩍거리고 있습니다. 정부. 여당이 노후계획도시 정비특별법으로 용적률 족쇄를 풀어준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상황에 따라 최대 500%까지 풀어준다고 하니 다들 눈이 휘둥그레져서 추이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재건축에서 용적률 500%가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가능한지, 실제 실현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봤습니다.
건물의 밀도와 규모를 결정하는 '용적률'
건축용어인 용적률은 건물의 규모를 확인하는 척도입니다.일정 단위의 땅 위에 얼마나 많은 바닥이 쌓여있는지를 의미하는 말이죠. 이걸 짧은 말로 정리하면 대지면적 당 연면적입니다.
가령 100평의 땅에 바닥 50평짜리 건물이 5층 올라갔다고 하죠. 이때는 대지면적 100평에 250평의 바닥을 만들었으니, 용적률이 250%입니다. 여기에서 건물(건축면적)이 땅을 차지한 비율을 건폐율이라고 합니다. 이 건물은 건폐율이 50%네요.
어느 땅에 용적률과 건폐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많은 부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방금 확인한 땅에 건폐율 50%, 용적률 300%라면 6층밖에 올리지 못하지만, 용적률 500%라면 거뜬히 10층까지 올릴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어느 단지의 용적률이 높다'는 건 땅 위에 건물이 뻑뻑하고 높게 들어섰다는 의미가 됩니다.그러니 용적률 500%라는 얘기가 나오자마자 일각에서는 신도시 전체를 닭장으로 만들 셈이냐고 기겁하는 목소리가 나온 겁니다.
유명 '닭장'의 실제 용적률은
그럼 실제로 답답해 보이거나,닭장 아파트라는 논란이 있었던 아파트들의 용적률을 확인해 본다면 체감상 쾌적한 용적률을 가늠해 볼 수 있게 죠.
우선 헬리오시티입니다. 둔촌주공 이전까지 단국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이었던 단지로 1만 세대 가까운 규모를 자랑합니다. 약 2만 5천 명이 사는 소도시인데, 비슷한 규모의 건물이 끝없이 늘어서 있어 닭장 같은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헬리오시티는 의외로 용적률 285%에 건폐율 19%로 밀도가 낮은 단지입니다. 숫자로만 보면 지극히 모범적입니다. 고사 아파트의 대명사 아크로리버파크도 용적률 299%에 건폐율 19%로 외려 헬리 오 시티에 비해 밀도 간 높은 편이죠.
이건 달리 말하면 용적률 300$로도 자칫하면 닭장 같은 인상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밀도가 높아진다는 얘기인데, 그럼 용적률이 더 높으면 밀도는 얼마나 높아지게 될까요?
화서역 파크푸르지오는 이 주제를 다룰 때 꼭 빠지지 않는 단지입니다. 최고 46층으로 지어진 이 단지는 건폐율 27%에 용적률 499%로 2,355 세대를 지었습니다.
좁은 인동간격으로 인한 앞동뷰는 주민이든 아니든 인정하는 사실인데, 외부에서는 닭장이라고 비난하지만 주민들은 어느 동이든 커뮤니티가 가깝다고 즐거워하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 행복은 선착순이 아니고 파랑새는 내 집에 있나 봅니다.
용적률 500%를 초과하기 시작하면 아파트의 외형이 전형적인 모습을 슬슬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이 방면에서는 끝판왕으로 여겨지는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입니다. 건폐율 55%에 용적률 599%로 지어진 단지인데, 최고 19층으로 높이가 낮은 탓에 더 숨 막히는 인상을 조성합니다.
사실 이 단지는 오피스텔의 총격적인 입면 디자인 때문에 더 회자된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 반대편의 아파트 동으로 돌아오면 상대적으로 압박감이 덜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닭장 같은 느낌이 없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용적률 900% 단지가 되면 이제 쾌적함 같은 것보다는 엘리베이터의 안녕함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가 됩니다. 최고 49층인 힐스테이트 중동과 센츠럴파크 푸르지오만 봐도 아찔한 수준입니다. 이 단지들은 건폐율 70% 이상에 용적률이 최고 928%입니다. 최근 원회룡 장관이 부천을 방문했을 때도 함께한 관계자들이 '이렇게까지 올리는 건 좀...'하고 입을 모아 탄식하기도 했습니다.
재밌는 건 닭장이 어쩌고 해도 이런 단지들은 결국에는 주변 시세를 주도하는 대표 단지라는 점입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대표적인 것이 바로 입지입니다. 용적률 300%를 넘었다는 건 용도지역이 최소 준주거지역 이상이라는 것이고, 그건 일대 교통 및 상업 거점이라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죠. 집값이 비쌀 수밖에요.
1기 신도시 저체 용적률 500%? 있을 수 없는 일
용적지역이란 말 그대로 땅의 용도를 나라에서 정해둔 것을 말합니다. 도시계획의 기본이 되는 제도로, 땅 위에 지을 수 있는 건물의 종류와 규모도 바로 이 용도지역에 따라 정해집니다.
땅 수인 입장에선 이만큼 불합리해 보이는 제도도 없습니다. 재건축도 마찬가지입니다. 닭장이든 뭐든 더 높이 지어서 집을 많이 만들면 소유자들 호주머니도 두둑해지지만, 주택공급량도 늘어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니냐 싶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땅 부인의 입장 지요. 자기 땅을 어떻게 쓰는지는 소유자 마음대로라지만 , 그 땅에 뭐가 어떻게 올라오느냐에 따라서 주변 생활환경은 굉장히 급격하게 바뀔 수 있습니다.
용적률 200%에 1천 가구가 사는 주공아파트를 용적률 2~3,000%로 재건축해서 가수 수를 1만 가구로 늘렸다고 가정해 보죠. 그럼 인구수도 10배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건 곧 전기 사용량도 10배, 수도 사용량도 10배, 배설물도 10배, 자동차도 10배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단지 입주민은 물론이고 주변 지역에도 이런 민폐가 없습니다. 전기와 물이 시시때때로 끊기고, 하수도에선 분변이 흘러넘치고, 길에는 쓰레기가 쌓여있고, 도로는 매일 같이 클락션이 흘리는 주차장이 되는데, 그 와중에 높은 검물 때문에 1년 내내 해를 보지 못하는 집도 수두룩하게 늘어나겠죠. 다름 아닌 난개발입니다.
행정당국은 이런 난개발을 막아야 할 택임이 있고, 그래서 용도지역별로 건폐율과 용적률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개발밀도를 관리하는 규제는 이외에도 인동간격 규제, 일조권 사선제한 규제, 건축선 규제, 높이제한 규제 등이 촘촘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있었던 밀도규제의 취지를 고려하면 특별법에 의해 1기 신도시 전체가 용적률 500% 닭장이 될 거라는 건 기우에 가깝습니다. 적어도 국토부는 그럴 의도도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심 상업 축에 한해서 필요에 의해서 500%까지 상향할 수 있다는 취지이고, 주거 지역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이고요. 도시 전체의 밀도계획, 인구계획 등을 감안해서 적정한 용적률을 배분할 것이기 때문에 닭장 아파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국토교통부 도시정비산업과장 최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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